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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Yunye Cho

BEAUTY INSIDE


카페 손님과 직원으로 만나 한 눈에 서로에게 끌렸다.

세상에는 놀랍게도 정말 그런 일이 있다.

그리고 놀랍도록 닮은 그들은 이윽고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결혼했다.  







“사랑은 두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WEDDING DAY  


웨딩사진은 따로 촬영하지 않았다. 결혼 후 평생 다시 열어보지 않는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둘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멋진 시기일텐데, 이 때를 남겨두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드레스도 다양하게 입어볼 수 있었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텐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렸다는 게 너무 후회돼요. 다행히 너무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내 취향과 딱 맞는 박재연 웨딩디렉터를 만난 것, 그리고 원하던 스몰웨딩을 우리 답게 했다는 게 결혼식 하고 나서 가장 잘한 일 같아요.”  





웨딩드레스 역시 남들이 다 하는 ‘브랜드'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최대한 클래식한 분위기를 원했고, 꼭 맞는 실크 드레스를 찾았을 뿐.

심플한 드레스에 슬리브로 조금씩만 변형을 가했다.






결혼식은 서울 한복판의 작은 정원이 딸린 공간, 플러스준스튜디오로 선택됐다. 봄이면 꽃이 펴서, 여름이면 싱그러운 초록이, 가을에는 낙엽 진 분위기가, 겨울이면 겨울대로 깨끗한 햇살이 예쁜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  





심플한 공간이라 컬러풀한 플라워를 선택했어도 복잡해 보이지 않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테이블 가운데 핑크 컬러의 패브릭이 흐르듯 얹혀지고, 웨딩 슈즈는 무심한 듯 맞춘 듯 핑크 컬러로.





여기에 하나 더 분위기를 돋워준 건, 꼭 모든 순간 함께하고 싶었지만 같이 오지 못한 반려묘 한량이의 귀여운 실물 사이즈 등신대!   

하객들과의 사진에서도, 커플의 사진에서도 반려묘의 등신대는 결혼식의 사랑스러운 포인트가 돼 주었다





다시 만나도 결혼하겠냐는 질문에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결혼을 고민할 일은 없을 거에요. 그냥 되돌아 갈 수 있다면  더 일찍 만나고 싶어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해서 누구나 결혼이라는 결말에 다다르는 것은 아니다. 선택적으로든, 필연적으로든. 이렇게 한 눈에 반한 커플에게 결혼에 대한 결정은, 어떻게 이뤄졌을 지, 첫 눈에 반한 사랑일지라도 결혼에 대해서는 망설였던 부분이 있었을 지 궁금했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망설여진다면 결혼은 그쯤에서 더 이상 이어 나가면 안 될 것 같아요. 인생에 닥칠 여러 난관을 함께 나가기로 마음먹지 않고서 결혼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면 진지하게 짚고 나가야겠죠.” 


 

Dress @luiella_   

Hair & Make-up @plum___official   

Flower @sohee_elletravaille   

Directing @jpwedding_official 



LOVE STORY 


“서로가 이상형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어요. 우연히 갔던 카페에서 지금 신랑을 보고 심장이 두근거렸는데, 실은 둘 다 설렜던 거예요.” 




남자는 딱히 눈을 마주치거나 대화를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한 긴장감을 느꼈고, 여자는 이상하게 심장이 떨렸다. 무려 일주일 이상을 그 남자의 얼굴이 떠올라 잠을 설쳤다. 이런 일은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 아닐까? 커피를 주문하러 가서 주문 받는 사람에게 반할 확률이란. 

하지만 첫 눈에 반해 카페 단골이 되었고, 만나는 과정에서 ‘외모'로 서로에게 반했으므로, 오히려 조금 더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저렇게 멋있게 생긴 사람은 흔한 말로 좀 ‘놀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똑같이 했다. “서로 그런 생각 속에 주저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까 둘 다 소위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이었어요.” 외모만 보고 첫 눈에 반했지만 서로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사랑에 빠지지 못했을 것이다.외적인 이상형이었던 것 이상으로, 둘 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반전으로 다가왔고 그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결혼 전 1년 가까이 같이 살게 되면서 오히려 서로가 잘 맞는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 사랑에 빠진 건 외모 때문이지만, 남편은 ‘깊이 생각하는 사람', 아내는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 데 서로 보완이 된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유머코드가 특히 잘 맞고, 누구 하나 앞서 나가지 않는 느긋함, 그래서 설렘 후엔 오래 사랑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난 니가 어떤 모습이어도 상관없어.이렇게 매일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아. 다 같은 너니까. 난 니 안에 김우진을 사랑하는 거니까. 미안해 오래 걸려서. 우진아 나랑 결혼할래?

-영화 뷰티인사이드(2015) 속 대사






그렇게 사랑에 빠지고 나서는 처음부터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 함께 한다면 평생 재미있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서로의 20대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일 아쉬워요.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손잡고 대화하며 걷는 데이트를 즐겨했다. 상상 이상으로, 많이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살게 되고 나서는 결혼에 대해서는 막연한 감정이었다. 갑작스럽게 여자의 부모님을 잃게 된 사건이 정식으로 결혼에 이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더 깊게 깨달은 서로의 존재감. 그리고 책임감과 상황에 대처하는 남자의 모습이 든든했다. 



오글거리는 건 싫다고, 프로포즈같은 건 따로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남자는 더 깜짝 놀랄 만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었다. 물론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던 그 날 프로포즈를 하겠구나, 라고 눈치빠른 여자는 알고 있었지만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신랑이 주문해 둔 꽃이 도착해야하는 때에 제대로 오지 않아 결국은 같이 꽃을 찾으러 갔던 기억. 프리랜서인 직업을 가져서 서로 늘 같이 붙어 매일을 보내다 보니, 서프라이즈는 불가능했고, 어색해하던 순간이 이어졌었지만 오히려 애썼던 그 모습이 귀여웠고 감동과 추억으로 남았다. 신혼여행으로 처음 함께 했던 해외여행. 낯선 환경에서 닥치는 상황들을 둘이 같이 헤쳐 나가는 과정을 겪으며 서로 ‘한 배를 탔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들게 해 줬다.


“사랑은 두 사람 간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서로를 자유롭게 품어 주는 공간이다.”

어디선가 읽었던 글귀가 둘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있지만 각자 ‘고독할 자유와 시간을 존중’할 것을 약속했다.  서로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보다, 가족이므로 좀 더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으로 대화를 나누자는 대화를 나눴다는 커플.  이렇게 각자 숨쉴 공간을 가지도록 해 주는 것이 건강한 부부로서의 삶이 가능하도록 해준 게 아닐까?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부터 그랬지만, 서로 약속장소에서 만나게 되면 제일 먼저 꽉 껴안아 주던 습관은 결혼 후에는 굿모닝 인사로 자리 잡게 됐다. 결혼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좀 더 건강을 위한 습관을 챙기게 된 것. 지금 서로의 취미는 트래킹과 모터사이클.  최근에 가장 잘 산 물건도 스쿠터를 꼽았다. 각자 반했던 이상형의 외모를 서로를 위해 앞으로도 기꺼이 아름답게 가꿔나갈 계획이다.


“결혼했다고 해서 서로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건강한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서로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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